원산지가 아시아인 수생 식물 연꽃은 언뜻보기에 나노테크와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일의 화학회사 BASF의 연구자들은 연의 잎사귀가 물방울과 먼지 입자들에 반발하는 원리를 흉내낸 스프레이 코팅제를 개발하고 있다.
연은 강한 소수성 표면을 가지고 있어 물방울이 떨어지면 방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표면이 조금이라도 기울어져 있으면 미끄러져 내린다. 이 결과 연의 표면은 심한 소나기가 내리는 동안에도 마른 상태를 유지한다. 더욱이 먼지들은 물방울에 쓸려 내려가 연의 잎은 자정작용(self-cleaning)을 하게 된다.
독일의 본대학교(University of Bonn)의 식물학자 빌헬름 바틀롯(Wilhelm Barthlott)은 이 현상을 처음으로 설명했고 연효과 상표(Lotus Effect trademark)와 특허를 취득했다. 이 효과는 연잎이 매우 미세한 표면 구조를 가지고 있고 표면에 직경 1나노미터의 소수성 왁스 결정이 코팅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나노규모에서 거친 표면은 매끄러운 표면보다 더 강한 소수성을 나타낸다. 그것은 물과 고체 사이의 접촉 면적이 작아지고 때문이다. 연에서 실제 접촉 면적은 물방울이 덮고 있는 표면의 2-3% 밖에 되지 않는다.
나노 구조는 자정 효과에도 필수적이다. 매끄러운 소수성 표면에서 물방울은 구르지 않고 미끄러지기 때문에 먼지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없다.
BASF의 연효과 에어로졸 스프레이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왁스와 같은 소수성 고분자들을 나노입자들과 결합시킨다. 이 스프레이에는 분사기체도 포함되어 있다. 분사후 표면이 마르면서 자기조직(self-assembly)을 통해 나노구조 코팅막이 형성된다. BASF는 이 스프레이가 종이나 가죽, 직물, 석조구조물과 같은 거친 표면을 갖는 재료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한다. 머지 않아 자정작용을 하는 신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스프레이는 코팅층이 약간 불투명하기 때문에 물체의 색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코팅막은 매끄러운 표면에서 역학적으로 불안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BASF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중이다. 회사는 심지어 사포로 문지른 후에도 연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상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연돌(lotus stone)이라고 명명된 이 물질은 외장 타일과 같은 건출산업 재료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