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7. 09:55 기타
트리즈에 대한 소회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업계를 떠나 완전히 다른 분야 진입을 위해 준비를 하고
현재 새로운 분야 일을 한 지 10년 정도 되어가네요.
본 블로그도 업데이트를 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하루에 10명 넘게 방문해주시는 것이 감사합니다.
기계과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업계에 병역특례를 마칠 즈음에,
회사에 새로운 팀장님이 오셔서 새로운 상품을 준비하고
팀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새로운 프로젝트 준비를 하던 와중에
팀장님이 윗선과의 갈등으로 인해 퇴사를 하시면서 다시 팀 분위기가
와해되었던 기억이 문득 납니다. 저도 이로 인해 퇴사를 결심하고
카이스트나 서울대 컴퓨터공학 또는 산업공학 대학원 입학을
준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퇴사 후 심심해서 교보문고에 갔는데
우연히 이노베이션 알고리즘이라는 책을 접한 것이
제가 트리즈에 입문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책 내용은 이해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으나, 나같은 사람도 어떠한
프로세스를 밟아 나아가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그 당시로는 대단한 충격을 받고 이 이론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2년간 산업기술대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트리즈 팀이 있는 직장생활도
몇 년 했지만 책에 나온 것 만큼 트리즈를 적용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기
어려워 과연 트리즈가 쓸모가 있는가에 대해 회의가 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리즈에 입문한지 4년-5년차 정도 되어, 제 나름의 대단한
성공사례를 몇 차례 만들어 내어보니 트리즈가 과연 유용하구나...
트리즈 이론을 접하지 못했다면 내가 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즈음은 예전만큼 트리즈 붐이 있어보이진 않아 지금은 업계에
있지 않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6시그마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삼성에서 트리즈 붐이 일어나
다른 업계에도 퍼져 나아가면서 컨설팅도 활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직접 문제해결 의뢰를 받는 형식이 아니라, 외부 또는 내부 컨설팅 인력이
내부 인원을 교육하고 컨설팅하는 방식은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트리즈를 보급하는데에는 분명 장점이 있었지만, 컨설팅이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우연히 또는 다른 방법으로 문제 해결한 사례를 트리즈로
해결했다고 억지로 끼워맞춰 발표하게 해서 오히려 안티 트리즈로 돌아선
사람도 생겨나게 된 것이지요. 이건 자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트리즈 하는 사람들의 잘못 또는 능력부족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직접 공부하고 겪어본 바에 의하면 트리즈는 분명
유용한 도구이니, 공부하시는 분들도 믿음을 잃지 마시고
5년 정도는 꾸준히 공부하고 적용하는 연습을 해보시기를 권유해 드립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성공사례 하나 쯤은 만들어 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